뇌손상 후유장해 95%가 60%로 — 파생장해는 어떻게 계산할까

한 번의 사고로 여러 부위에 후유장해가 남았다면, 각 부위의 지급률을 모두 더하면 될까요. 상해 80% 이상 고도후유장해처럼 지급률 기준선이 정해진 보험에서는 이 계산 방식 하나로 보험금 지급 여부가 갈립니다.

이번에 살펴볼 판결(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3다201776)에서 원심은 피보험자의 지급률을 95%로 보고 보험금 지급을 명했습니다. 대법원은 같은 감정 결과를 두고 60%로 산정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차이를 만든 것은 ‘파생장해’라는 장해분류표의 규정이었습니다.

사건 개요 — 폭력행위로 입은 뇌손상, 그리고 세 진료과의 감정

피보험자는 다른 사람의 폭력행위로 외상성 뇌출혈 등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보험계약에는 다음 두 특별약관이 들어 있었습니다.

  • 상해사망고도후유장해: 상해사고로 80% 이상 후유장해가 남으면 가입금액 1억 원 지급
  • 신주말 상해사망 후유장해: 금·토·일요일 등에 생긴 상해사고로 사망하거나 80% 이상 후유장해가 남으면 가입금액 1,000만 원 지급

1심 법원이 의뢰한 신체감정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감정 진료과 감정 내용 지급률
신경외과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인한 사지운동기능 저하 35%
정형외과 뇌손상에 따른 좌측 편마비로 인한 운동장해(견관절 10%, 손목관절 5%, 발목관절 10%, 손가락 10%) 합계 35%
이비인후과 영구적인 좌측 청력장애 25%

보험회사는 소송에서 지급률이 80%에 미달한다는 점 외에도 소멸시효 완성과 폭력행위 면책조항을 함께 다퉜습니다. 이 가운데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파기한 이유는 지급률 산정, 즉 파생장해 부분 하나였습니다.

파생장해란 무엇인가요?

파생장해는 하나의 장해에서 통상 파생되어 생기는 다른 장해를 말합니다. 장해분류표는 이런 관계에 있는 장해를 각각 따로 더하지 않고, 높은 지급률만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손상이 여러 신체부위의 장해로 함께 평가될 때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 약관에는 파생장해와 관련해 다음 세 규정이 있었습니다.

  1. 특별약관의 합산 원칙: 같은 사고로 두 가지 이상의 후유장해가 생기면 지급률을 합산한다. 다만 장해분류표의 신체부위별 판정기준에서 별도로 정한 경우에는 그 기준에 따른다.
  2. 장해분류표 총칙: 하나의 장해가 관찰방법에 따라서 장해분류표상 2가지 이상의 신체부위 또는 동일한 신체부위에서, 하나의 장해에 다른 장해가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각각 그중 높은 지급률만 적용한다.
  3. 신경계 장해판정기준: 신경계의 장해로 인하여 발생하는 다른 신체부위의 장해(눈, 귀, 코, 팔, 다리 등)는 해당 장해로도 평가하고 그중 높은 지급률을 적용한다.

판결문에 인용된 2번과 3번 문구는 2005년 5월 이후 적용된 장해분류표(통합약관)의 총칙 ‘3. 기타 1)’과 신경계 장해판정기준 ‘③’의 문구와 같습니다.

대법원은 지급률을 어떻게 다시 계산했나요?

대법원은 정형외과가 감정한 운동장해가 뇌손상과 편마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신경계 장해판정기준에서 말하는 “신경계의 장해로 인하여 발생하는 다른 신체부위의 장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계산은 다음과 같아야 합니다.

구분 원심(단순 합산) 대법원
신경계 장해 35% 신경계 35%와 파생 운동장해 합계 35% 중 높은 35%만 적용
운동장해(견관절·손목·발목·손가락) 35%
청력장해 25% 25%
합계 95% 60%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대법원이 신경계 장해 35%를 파생장해 하나하나(10%, 5%, 10%, 10%)와 비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네 부위 운동장해의 지급률을 합한 35%를 신경계 장해 35%와 비교해 높은 쪽을 적용했습니다. 청력장해 25%는 파생 관계로 평가되지 않아 따로 더해졌습니다.

원심은 세 감정 결과를 모두 단순 합산해 95%로 보고, 80% 요건을 넘었으니 보험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이 약관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68302 판결 참조).

2005년과 2018년 장해분류표, 파생장해 규정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2018년 4월 이후 적용되는 장해분류표는 파생장해 계산 방법을 총칙에 명시했습니다. 두 장해분류표의 총칙 ‘3. 기타’ 규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2005년 5월 이후 장해분류표 2018년 4월 이후 장해분류표
관찰방법에 따른 중복 평가 파생 관계 규정과 한 문장으로 묶어 “각각 그중 높은 지급률만을 적용” 별도 항목(가목): 2가지 이상의 신체부위에서 장해로 평가되는 경우 그중 높은 지급률 적용
파생 관계 위와 같은 문장 안에서 규정 별도 항목(다목): 그중 높은 지급률만 적용
파생장해가 둘 이상인 경우 별도 규정 없음 “각 파생장해의 지급률을 합산한 지급률과 최초 장해의 지급률을 비교하여 그중 높은 지급률을 적용”
신경계 파생장해 “신경계의 장해로 인하여 발생하는 다른 신체부위의 장해(눈, 귀, 코, 팔, 다리 등)는 해당 장해로도 평가하고 그중 높은 지급률을 적용” 같은 취지 유지(“신경계의 장해로 발생하는 다른 신체부위의 장해…”)
신경계 장해 평가 시점 발병 또는 외상 후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치료한 후 발병 또는 외상 후 12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치료한 후

2005년 장해분류표에는 하나의 장해에서 파생장해가 여러 개 생겼을 때 이를 어떻게 비교하는지가 문언에 드러나 있지 않았습니다. 2018년 장해분류표는 “파생장해 합계와 최초 장해를 비교한다”는 방식을 명시했고, 이는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적용한 계산 구조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2018년 장해분류표를 기준으로, 뇌손상으로 신경계 장해가 30%로 평가되고 그로 인한 팔 운동장해 20%와 다리 운동장해 20%가 함께 평가된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파생장해 합계는 40%이므로, 최초 장해 30%와 비교해 높은 40%를 적용합니다. 반대로 신경계 장해가 50%라면 50%를 적용합니다. 어느 경우든 두 숫자를 더해 70%나 90%로 보지는 않습니다(위 숫자는 계산 방식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실무자의 시각에서 — 진단서 숫자보다 ‘장해 사이의 관계’

필자가 이 판결에서 눈여겨보는 부분은 결론이 갈린 지점이 의학적 감정이 아니라 약관 해석이었다는 점입니다. 세 진료과의 감정 결과는 원심과 대법원 모두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달라진 것은 그 숫자들을 서로 어떤 관계로 볼 것인가였습니다.

뇌손상 사고에서는 신경외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여러 진료과에서 각각 장해를 평가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료과별로 따로 받은 지급률을 그대로 더하면 이 사건 원심처럼 기준선을 넘는 숫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해분류표의 파생장해 규정에 따르면, 신경계 손상에서 비롯된 팔·다리의 운동장해는 신경계 장해와 별개의 장해로 더해지지 않습니다.

파생장해는 장해분류표 문언상 “신경계의 장해로 인하여 발생하는” 장해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청력장해는 파생 관계로 평가되지 않아 별도로 더해졌습니다. 같은 사고로 생긴 장해라도 그 원인이 신경계 손상인지, 별도의 직접 손상인지에 따라 합산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후유장해진단서를 받을 때 각 장해의 원인이 진단서와 의무기록에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 하나는 장해분류표의 적용 시기입니다. 2005년 장해분류표와 2018년 장해분류표는 파생장해 계산 방식의 문언과 신경계 장해 평가 시점이 다릅니다. 지급률을 계산하기 전에 먼저 내 계약에 어느 시기의 장해분류표가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고로 신체 여러 부위에 후유장해가 남았고 이를 파생장해로 볼 여지가 있다면, 내가 입은 장해를 어떻게 평가해야 가장 유리한지 약관 규정을 근거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뇌 손상이나 척수 손상으로 팔, 다리 등에 후유장해가 남은 경우에는 파생장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초 장해의 지급률과 파생장해 지급률의 합계 중 어느 쪽이 높은지, 파생 관계로 볼 수 없는 별도의 장해는 없는지에 따라 최종 지급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의사들은 보험 약관 규정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파생장해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해 평가를 의사의 판단에만 전적으로 맡기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함께 다툰 두 쟁점은 어떻게 판단됐나요?

나머지 두 쟁점에서는 원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소멸시효: 보험금 청구인은 2010년 6월 7일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험회사는 형사판결이 선고되면 지급하겠다며 형사판결문 등 서류를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보험회사가 지급의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급의 유예를 구한 경우로 보고, 회신이 있을 때까지 최고의 효력이 계속되어 민법 제174조의 6개월 기간이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16976 판결 참조). 현행 상법 제662조는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를 3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폭력행위 면책: 보험회사는 ‘형법상의 범죄행위 또는 폭력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을 들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상법 제732조의2, 제739조, 제663조에 따라 과실(중대한 과실 포함)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사고까지 보상하지 않는다는 면책약관은 그 부분에서 무효라는 법리를 확인했습니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8753 판결 참조). 원심은 피보험자가 고의로 폭력행위를 유발하거나 상해를 의욕했다고 보기 어렵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상해가 생긴 경우라고 판단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한 사고로 여러 부위에 장해가 남으면 지급률을 모두 합산하나요?
같은 사고로 두 가지 이상의 장해가 생기면 합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장해분류표에서 별도로 정한 경우에는 그 기준에 따릅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신경계 장해에서 파생된 운동장해는 합산하지 않고 높은 지급률만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Q. 파생장해란 무엇인가요?
하나의 장해에서 통상 파생되어 생기는 다른 장해를 말합니다. 장해분류표는 신경계의 장해로 발생하는 다른 신체부위의 장해(눈, 귀, 코, 팔, 다리 등)는 해당 장해로도 평가하고 그중 높은 지급률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Q. 파생장해가 여러 개면 어떻게 계산하나요?
2018년 4월 이후 장해분류표는 각 파생장해의 지급률을 합산한 지급률과 최초 장해의 지급률을 비교해 높은 지급률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도 운동장해 네 부위의 합계 35%를 신경계 장해 35%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계산했습니다.

Q. 보험사가 서류를 요구하며 지급을 미루는 동안 소멸시효가 지나면 어떻게 되나요?
이 사건에서 법원은 보험회사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지급의 유예를 구한 경우, 회신이 있을 때까지 최고의 효력이 계속되어 민법 제174조의 6개월 기간이 진행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그 결과 소멸시효는 중단된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확인/체크리스트 (실용적 행동 지침)

  1. 내 계약에 적용되는 장해분류표가 어느 시기의 것인지 확인합니다(2005년 5월 이후, 2018년 4월 이후 등).
  2. 여러 진료과에서 장해를 평가받았다면, 각 장해가 신경계 손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별도의 손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진단서와 의무기록의 기재를 확인합니다.
  3. 파생 관계에 있는 장해는 단순 합산하지 않고, 파생장해 합계와 최초 장해 중 높은 지급률로 다시 계산해 봅니다.
  4. 80% 이상 고도후유장해처럼 기준선이 있는 담보라면, 파생장해 규정을 적용한 지급률로도 기준을 충족하는지 미리 확인합니다.
  5. 신경계 장해는 장해분류표가 정한 치료 기간(2005년 장해분류표 6개월, 2018년 장해분류표 12개월)이 지난 뒤 평가한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6. 뇌 손상이나 척수 손상으로 팔·다리 등에 장해가 남았다면, 장해 평가를 의사의 판단에만 맡기지 말고 약관 규정을 근거로 가장 유리한 평가 방법을 검토합니다.

이 글은 파생장해 · 장해지급률 · 고도후유장해 태그와 이어집니다. 관련 실제 사례와 칼럼은 콘텐츠가 쌓이는 대로 함께 연결해드릴 예정입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상단 메뉴의 ‘상담하기’를 이용해주세요.)

이 글을 쓴 사람
강만하
법률사무소 청담 사무국장 · 17년간 교통사고·산재사고 보상, 송무, 보험금 분쟁 해결 업무 담당

보험금 지급거절과 분쟁 사건을 실제 사례와 판례로 해설합니다. 이론이 아니라 청구 현장에서 쌓은 판단 기준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