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이 림프절로 전이됐다면 — 원발부위 기준 조항, 설명 안 했다면 일반암 진단비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조직검사 결과 림프절 전이까지 확인되면, 진단서에는 갑상선암(C73)과 함께 림프절 전이(C77)가 기재됩니다. 많은 암보험 약관에서 갑상선암은 일반암 보험금의 일부만 지급하는 소액암이지만, C77은 약관의 ‘악성신생물(암) 분류표’에 독립된 암으로 올라 있습니다. 그렇다면 림프절 전이에 대해서는 일반암 진단비를 받을 수 있을까요.

보험회사는 “원발부위를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약관 조항을 근거로 갑상선암 기준 보험금만 지급해 왔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판결(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3다250746)은 이 조항이 보험회사가 계약 체결 때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하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이 설명의무 대상인지에 관한 첫 대법원 판단입니다.

사건 개요 — 갑상선암 보험금 440만 원, 청구한 금액은 2,200만 원

2015년 9월 체결된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는 2018년 12월 갑상선 전절제술과 우측 경부 림프절 절제술을 받았고, 2019년 1월 갑상선암(C73)과 림프절 전이(C77.9) 등의 최종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계약의 암진단비·암수술비 특별약관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었습니다.

구분 암 갑상선암
암진단비 보험가입금액의 100% 보험가입금액의 20%
암수술비(1회당) 보험가입금액의 100% 보험가입금액의 20%

보험회사는 갑상선암을 기준으로 440만 원(암진단비 400만 원, 암수술비 4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피보험자는 림프절 전이 진단은 갑상선암과 별개의 ‘암’에 해당한다며, 일반암 기준 보험금 2,200만 원(암진단비 2,000만 원, 암수술비 2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이란 무엇인가요?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은 C77~C80(불명확한, 이차성 및 상세불명 부위의 악성신생물)으로 진단된 경우라도 일차성 암이 확인되면 그 암이 처음 생긴 부위(원발부위)를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약관 조항입니다. 갑상선에서 시작된 암이 림프절로 전이된 경우, 이 조항을 적용하면 림프절 전이암도 갑상선암으로 분류됩니다.

이 사건 약관은 세 가지 규정이 맞물려 있었습니다.

  1. 암의 정의: ‘암’은 약관 별표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제6차 개정) 중 악성신생물(암) 분류표에서 정한 질병을 말한다. 이 분류표에는 C76~C80도 포함되어 있다.
  2. 갑상선암 등 제외조항: 암에서 C44(기타 피부암), C73(갑상선암), 전암 상태는 제외한다.
  3.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 C77~C80의 경우 일차성 암이 확인되면 원발부위를 기준으로 분류한다.

세 규정을 함께 적용하면, 림프절에서 암이 발견되어 C77 진단이 내려져도 원발부위가 갑상선으로 확인되면 ‘암’에서 빠지고 갑상선암으로만 보장받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 조항 하나로 보험금이 440만 원과 2,200만 원으로 갈렸습니다.

원심은 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봤나요?

원심(부산지방법원 2023. 5. 24. 선고 2022나59325)은 보험회사에 설명의무가 없다고 보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 조항은 보험사고에서 제외되는 암의 의학적 분류기준을 명확히 한 것에 불과하다.
  • 일차성 암 보험금과 별도로 모든 전이암에 보험금을 받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따라서 이 조항의 설명 여부는 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이 조항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별도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대법원은 왜 설명의무 대상이라고 봤나요?

대법원은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이 무엇을 보험사고로 할지에 관한 조항으로서, 보험금 지급의무의 존부, 보장 범위, 보험금 지급액과 직결되는 핵심적 사항이라고 보았습니다. 계약 체결 여부나 그 대가를 결정하는 데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인지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원심과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 약관 별표의 기재: 약관 별표에는 C76~C80이 독립된 암의 하나로 명시되어 있다. 일반인은 설명을 듣지 않고서는 갑상선암에서 전이된 이차성 암이 ‘암’으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사정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
  • 도입 경위: 이 조항은 갑상선암 등 소액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의 분류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보험금 지급 실무에 혼선이 생기자,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보험약관 개선방안에 따라 도입되었다.
  • 업계 공통 사용의 의미: 이 조항이 보편적인 의학적 분류기준에 따른 것이고, 금융감독원 개선방안을 기초로 다수 보험회사 약관에 들어가 널리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

기록상 보험계약자가 계약 당시 이 조항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볼 객관적 자료도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설명의무를 위반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보험회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해 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약관 조항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을 내세워 림프절 전이암을 갑상선암으로 분류할 수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관련 법 규정은 두 가지입니다.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항: 사업자가 약관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해 계약을 체결한 경우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 상법 제638조의3: 보험자는 계약 체결 때 보험약관을 교부하고 중요한 내용을 설명해야 하며(제1항), 이를 위반하면 보험계약자는 계약 성립일부터 3개월 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제2항).

다만 대법원이 판단한 것은 이 조항이 ‘설명의무의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보험회사가 실제로 설명했는지는 개별 계약마다 따로 따져야 하는 사실의 문제입니다.

갑상선암 보험금과 일반암 보험금을 모두 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판결 말미에 이 점을 따로 밝혀 두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으로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을 주장할 수 없더라도, 약관에 달리 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일반암 기준 보험금을 지급하면 되고, 갑상선암 보험금을 이미 지급했다면 그 차액만 지급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든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암에서 일반암으로 전이된 경우에는 ‘최초 1회 한정’ 등의 규정에 따라 일반암 보험금을 한 번만 지급한다.
  • 그런데 소액암인 갑상선암에서 일반암으로 전이된 경우에 두 보험금을 이중으로 지급하는 것은, 갑상선암을 소액암으로 보아 일반암 보장에서 제외한 취지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이 판결에 따르더라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일반암 기준 보험금에서 이미 받은 갑상선암 보험금을 뺀 차액입니다.

소액사건인데 대법원은 왜 판단했나요?

이 사건은 청구 금액이 크지 않은 소액사건이었습니다. 소액사건은 원칙적으로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 등에만 상고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쟁점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없고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법령해석의 통일을 위해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판결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026년 3월 보험회사 임원들을 소집해, 상품설명서에 원발암 관련 설명이 없는 계약에 대해 소액암에서 전이된 일반암의 보험금(이미 지급한 소액암 보험금과의 차액)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요구했습니다(뉴스1 2026. 3. 16., 머니투데이 2026. 3. 19.). 이후 2026년 8월 보도에서는 여러 보험회사가 과거 계약에 대해 보험금을 추가로 지급했고, 그 규모가 보험회사별로 수십억~수백억 원대라고 전했습니다(머니투데이 2026. 8. 19.).

실무적으로 보면, 갑상선암 진단과 함께 C77 등 전이 코드가 기재되었는데 갑상선암 기준 보험금만 받은 사건을 검토할 때 필자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가입 당시 받은 상품설명서에 원발부위 기준 분류 내용이 들어 있었는지입니다. 보도된 금융감독원의 요구도 상품설명서의 설명 여부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이암을 둘러싼 다른 유형의 분쟁, 즉 완치 후 재가입한 보험에서 전이암이 ‘새로운 암’으로 인정되지 않는 문제는 별도 칼럼(전이암 진단비, 왜 “새로운 암”으로 인정되지 않을까)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갑상선암이 림프절로 전이되면 일반암 진단비를 받을 수 있나요?
약관에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갑상선암 기준으로 지급됩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 조항이 보험회사의 설명의무 대상이라고 보았으므로, 계약 체결 때 이 조항을 설명받지 못했다면 보험회사는 이 조항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 경우 일반암 기준 보험금에서 이미 받은 갑상선암 보험금을 뺀 차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은 왜 설명의무 대상인가요?
대법원은 이 조항이 무엇을 보험사고로 할지 정하는 것으로서 보험금 지급 여부와 지급액에 직결되는 핵심적 사항이라고 보았습니다. 또 약관 별표에 C77~C80이 독립된 암으로 명시되어 있어, 설명 없이는 전이암이 ‘암’에서 빠진다는 점을 일반인이 예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Q. 여러 보험회사가 같은 조항을 쓰고 있다면 설명하지 않아도 되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금융감독원 개선방안을 기초로 다수 보험회사 약관에 들어가 널리 쓰였다는 사정만으로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Q. 갑상선암 보험금과 일반암 보험금을 모두 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약관에 달리 정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일반암 기준으로 지급하면 되고, 갑상선암 보험금을 이미 받았다면 차액만 지급하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확인/체크리스트 (실용적 행동 지침)

  1. 진단서와 조직검사 결과지에 갑상선암(C73) 외에 C77~C80 등 전이 코드가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2. 이미 받은 보험금이 갑상선암(소액암) 기준으로 지급되었는지 지급 내역서를 확인합니다.
  3. 내 약관에 원발부위 기준 분류조항이 있는지, 약관 별표의 악성신생물 분류표에 C77~C80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4. 가입 당시 받은 상품설명서와 청약서류에 원발부위 기준 분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5. 일반암 진단비·수술비 특약에 ‘최초 1회 한정’ 등의 지급 제한 규정이 있는지 함께 확인합니다. 대법원은 이를 차액 지급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글은 전이암 · 원발암 · 갑상선암 · 설명의무 태그와 이어집니다. 관련 실제 사례와 칼럼은 콘텐츠가 쌓이는 대로 함께 연결해드릴 예정입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상단 메뉴의 ‘상담하기’를 이용해주세요.)

이 글을 쓴 사람
강만하
법률사무소 청담 사무국장 · 17년간 교통사고·산재사고 보상, 송무, 보험금 분쟁 해결 업무 담당

보험금 지급거절과 분쟁 사건을 실제 사례와 판례로 해설합니다. 이론이 아니라 청구 현장에서 쌓은 판단 기준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