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맥이 좁아졌다는데, 왜 뇌졸중진단비는 못 받을까요

건강검진에서 경동맥 초음파 결과지에 “경동맥 협착 소견”이라는 문구가 찍히면, 대부분은 당장 큰일이 난 것처럼 놀랍니다. 그런데 정작 뇌졸중진단비를 청구하면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보험사가 “이 정도 협착은 질병으로 보기 어렵다”, “초음파만으로는 진단 방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작 약관에는 경동맥협착증이 뇌졸중 보장 대상 질병코드로 분명히 들어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약관과 실제 판결을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경동맥협착증은 왜 뇌졸중 보장 대상일까

뇌졸중진단비 특약의 표준적인 보장 질병코드는 지주막하출혈(I60), 뇌내출혈(I61), 기타 비외상성 두개내출혈(I62), 뇌경색증(I63)뿐 아니라 I65(뇌경색증을 유발하지 않은 뇌전동맥의 폐쇄 및 협착), I66(뇌경색증을 유발하지 않은 대뇌동맥의 폐쇄 및 협착)까지를 포함합니다. 경동맥협착증은 이 중 I65의 세부 코드인 I65.2(경동맥의 폐쇄 및 협착)에 해당합니다. 경동맥 벽에 쌓인 지방 침착물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으면 경색성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약관은 이미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뿐 아니라 그 전 단계인 협착 자체도 보장 대상으로 분류해 둔 것입니다. 즉 “협착만 있고 아직 뇌경색까지는 안 갔다”는 사정은 애초에 코드 자체가 전제하고 있는 상황이지, 지급을 거절할 근거가 아닙니다.

보험사가 거절하는 논리들

실무에서 보험사가 내세우는 거절 사유는 대체로 몇 가지로 반복됩니다. 협착의 정도가 경미하다(mild stenosis)는 이유, 경동맥 초음파나 MRA만으로는 약관이 요구하는 정밀 진단 방법에 못 미친다는 이유, 만성 뇌허혈(I67) 등 다른 질병코드가 더 적절하다며 코드 자체를 다시 분류하려는 시도, 그리고 신경학적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실무적으로 보면, 이 유형의 청구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진단서에 찍힌 병명이 아니라 실제 검사 영상과 판독 소견, 그리고 그 근거가 된 의무기록입니다. 협착률 몇 퍼센트를 기준으로 “질병이다/아니다”를 가르는 명확한 조항이 약관에 없는데도, 마치 그런 기준이 있는 것처럼 안내하는 경우가 실무에서는 드물지 않습니다.

법원은 다르게 봤다 — 발병 원인으로 질병 여부를 가르지 않는다

전주지방법원의 한 사건에서는, 병원 MRI·MRA 검사로 “경동맥의 폐쇄 및 협착” 진단을 받은 가입자가 보험사로부터 진단비 지급을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보험사는 이 진단이 약관상 뇌혈관질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약관에 “발병 원인에 따라 질병 해당 여부를 달리 판단한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을 들어 경동맥협착이 약관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진단 방법에 대해서도, MRA가 MRI의 한 형태이며 뇌혈관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라는 점에서 약관이 정한 진단 방법에 포함된다고 인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가입자는 일부 승소해 진단비와 지연손해금을 지급받았습니다.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정한 내부 기준을 약관에 없는 요건인 것처럼 내세우는 경우, 법원은 약관 문언을 우선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신경학적 증상이 있어야 인정된다”는 말, 논리적으로 맞을까

이 지점이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I65와 I66 코드 자체가 “뇌경색증을 유발하지 않은” 협착을 가리키는 코드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려보면, 애초에 이 코드로 진단받은 사람에게 뇌경색으로 인한 신경학적 후유증(마비, 언어장애 등)이 없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 코드 자체가 예정하고 있는 전형적인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증상이 없으니 보장 대상이 아니다”라고 안내한다면, 이는 코드의 정의와 정면으로 모순되는 논리입니다. 물론 의사들 사이에서도 경동맥협착증의 임상적 의미에 대한 견해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보험사의 문제 제기 자체가 전혀 근거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판단은 진단서 병명 하나만으로 결론 낼 문제가 아니라, 협착 정도와 검사 방법, 의무기록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안입니다.

확인/체크리스트

  1. 진단서와 함께 실제 영상검사(경동맥 초음파, MRA, MRI, 뇌혈관조영술 등) 판독 결과지 원본을 확보합니다.
  2. 진단코드가 I65.2(경동맥의 폐쇄 및 협착) 계열인지 확인합니다. 이 코드는 뇌경색증을 유발하지 않은 협착도 보장 대상으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3. 보험사가 “협착이 경미해서”, “신경학적 증상이 없어서” 지급을 거절한다면, 그 기준이 실제 약관 문언에 명시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4. 검사 방법(초음파·MRA 등)이 약관상 진단 방법 조항에 부합하는지 따져봅니다. 초음파나 MRA만으로도 인정된 판례가 있습니다.
  5. 보험사의 의료자문 결과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말고, 담당 의료진의 소견과 의무기록을 함께 정리해 대응합니다.

이 글은 경동맥협착증 · 뇌혈관질환진단비 · 진단확정 태그와 이어집니다. 관련 실제 사례와 판례는 콘텐츠가 쌓이는 대로 함께 연결해드릴 예정입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상단 메뉴의 ‘상담하기’를 이용해주세요.)

이 글을 쓴 사람
굿보상닷컴
손해사정법인을 거쳐 현재 법률사무소 소속 · 보험 실무 17년

네이버 지식iN에서 ‘굿보상닷컴’으로 보험 상담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험금 지급거절과 분쟁 사건을 실제 사례와 판례로 해설합니다. 이론이 아니라 청구 현장에서 쌓은 판단 기준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