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파열성 대뇌동맥류 보험금, 의료자문에서 “정상변이”라며 거절당했다가 뒤집힌 사례

※ 개인정보 처리 원칙: 이 사례는 실제 진행된 손해사정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환자 성명·소속 의료기관명·구체적 진단일자·추적관찰 기간 등 특정 개인을 식별하거나 시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모두 제거하고 사실관계의 뼈대만 재구성했습니다.

보험사가 자체 의료자문 결과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피보험자는 필자에게 검토를 요청해왔습니다. 사건을 들여다보니 발단은 피보험자가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작은 혈관 이상 소견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크기가 작아 ‘의증’ 소견으로 경과를 관찰해왔지만, 이후 재차 정밀검사를 받으면서 ‘미파열성 대뇌동맥류(I67.1)’라는 확정 진단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피보험자가 정작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는 “동맥류가 아니라 정상적인 혈관 변이”라는 의료자문 소견을 근거로 지급을 거절한 상태였습니다. 실제로 진행됐던 이 사건의 경과를 정리해 드립니다.

어떤 사건이었나요?

피보험자는 두통 증상으로 뇌혈관 영상검사(MRA)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내경동맥(ICA) 원위부에 작은 돌출 병변이 우연히 발견됐습니다. 크기가 워낙 작아 처음에는 “동맥류 의심” 정도의 소견으로 피보험자는 추적관찰만 받았습니다. 이후 피보험자는 다른 병원에서 다시 정밀 영상검사를 받았고, 병변의 형태와 크기(약 2~3mm)를 근거로 ‘미파열성 대뇌동맥류(I67.1)’라는 확정 진단서를 발급받았습니다. 피보험자는 이 진단서를 근거로 가입되어 있던 상해·건강보험의 뇌혈관질환진단비·수술비 특약에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보험사는 왜 지급을 거절했나요?

보험사는 의료자문을 의뢰했고, 자문의는 “동맥류가 아니라 혈관 분지부의 정상적인 변이”라는 소견을 냈습니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병변의 크기가 작아 진성 동맥류인지 단순히 혈관이 갈라지는 지점이 부풀어 보이는 생리적 변이(누두형 확장, junctional dilatation)인지 영상만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둘째, 자문의는 같은 병변이 이전 영상에서도 동일한 크기로 이미 관찰됐다는 점을 들어 “병적으로 자라난 동맥류가 아니라 원래부터 있던 정상 구조”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논리대로라면 진단명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뇌혈관질환진단비 지급 사유도, 최초 진단일 자체도 인정되지 않는 결과가 됩니다.

실무적으로 보면, 이런 유형의 의료자문 회신서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자문의가 통상적으로 보험금 지급 거절에 부합하는 의견을 낸 것인지, 아니면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의견을 작성한 것인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를 치료해온 의사를 직접 면담해 의견을 들어보거나, 다른 병원에서 재차 검사를 받아 기존 자문 소견의 신뢰도를 판단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라면 의뢰인을 위해 이 정도의 확인 노력은 당연히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파열성 대뇌동맥류와 정상 혈관 변이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관련 영상의학 문헌을 확인해보면, 두 소견을 가르는 기준은 대체로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대한영상의학회지에 발표된 연구(2014)와 미국신경영상의학회지(AJNR)에 실린 연구(2006)에 따르면, 정상적인 혈관 변이(누두형 확장, infundibular·junctional dilatation)는 ①모양이 원추형 또는 원형이고 ②최대 직경이 대체로 3mm 미만이며 ③혈관이 갈라지는 지점(꼭짓점)에서 다른 혈관이 이어져 나온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반면 진성 동맥류는 ①경부(neck)를 가진 주머니 모양(낭상, saccular)의 돌출 구조를 보이고 ②이 기준 크기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으며 ③혈관 분지 구조와 무관하게 비대칭적으로 부풀어 있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문제는 병변의 크기가 이 경계선에 가까울수록 영상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진다는 데 있습니다. MRA·CTA 같은 비침습적 영상은 해상도의 한계로 경계선상의 병변을 완전히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문헌들은 소견이 애매한 경우 뇌혈관조영술(디지털 감산 혈관조영술, DSA), 필요하면 3차원 회전 혈관조영술까지 함께 시행해 인접 혈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하고 동맥류 유무를 명확히 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DSA는 카테터를 통해 조영제를 직접 주입하며 실시간으로 혈관 구조를 촬영하는 침습적 검사로, 현재까지도 동맥류 진단의 기준 검사(reference standard)로 통용됩니다. 이 지점에서 MRA·CTA 단계의 “의심” 소견과 DSA 단계의 “확진” 소견이 갈릴 수 있습니다.

즉 같은 병변을 두고도 어떤 검사, 어떤 시점의 영상을 근거로 판단했는지에 따라 “정상 변이”와 “동맥류”라는 상반된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자문의의 최초 판단은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낮은 영상과 과거 영상들의 비교에 의존한 것이었습니다.

이의제기 후 무엇이 달라졌나요?

피보험자는 첫 의료자문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고, 보험사와 협의해 제3의 의료기관에서 동시감정(양측이 함께 의뢰하는 제3자 의학적 평가)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 제3 의료기관에서는 기존 영상 기록을 모두 재검토한 뒤, 확진 검사인 뇌혈관조영술(DSA)을 직접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내경동맥 원위부에 낭상 구조를 가진 작은 동맥류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이 영상으로 명확히 확인됐습니다. 제3 의료기관은 동시감정 회신서에 “가장 정확한 검사인 뇌혈관조영술에서 동맥류가 확인된다”는 결론을 명시했습니다.

크기가 작다고 해서 동맥류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사례처럼 “크기가 작아 파열 위험은 낮지만 진성 동맥류로 확인된다”는 소견이 임상에서는 드물지 않게 나옵니다. 문제는 뇌동맥류의 크기가 작을 경우 보험사에서 대부분 의료자문 내용을 토대로 거절 의견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최종 결론은 어떻게 났나요?

보험사는 제3 의료기관의 동시감정 결과를 근거로 기존 지급 거절 결정을 번복하고, 뇌혈관질환진단비(및 관련 특약) 보험금을 지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하나의 병변을 두고 “정상 변이”와 “동맥류”라는 정반대의 의료적 결론이 나왔던 셈인데, 그 간극을 좁힌 것은 의뢰인이 받은 진단의 적정성을 면밀하게 확인하려는 노력과 제3자 의료기관을 통한 재평가였습니다.

확인/체크리스트

  1. 의료자문을 근거로 지급이 거절됐다면, 자문 회신서 전문(자문의 소속, 판독 근거 자료, 결론의 논리)을 반드시 받아서 확인합니다. 보험사는 요청 시 자문 회신서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2. 자문 소견이 원본 영상이 아니라 기존 진단서·리포트의 문구만 근거로 했는지 살펴봅니다. 판독 근거가 부실하면 이의제기의 출발점이 됩니다.
  3. 진단명 자체가 다투어지는 사안(정상 변이 vs 동맥류, 양성 vs 악성 경계 등)에서는 더 정밀한 확진 검사(이 사례의 경우 뇌혈관조영술)를 받을 수 있는지, 그 비용 부담은 어떻게 되는지 보험사와 협의합니다.
  4. 제3의 의료기관 동시감정(공동 의뢰 방식의 재평가)은 보험사의 첫 자문 소견에 불복할 때 실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보험사에 먼저 문의해 진행 가능 여부와 절차를 확인합니다.
  5. 진단명이 뒤늦게 확정되는 경우, 최초 진단(발견)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도 함께 다투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둡니다. 과거 영상에 이미 같은 소견이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보험사 의료자문에서 부정적인 소견이 나오면 보험금은 무조건 못 받는 건가요?
아닙니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참고하는 하나의 의견일 뿐, 최종적이고 절대적인 결론이 아닙니다. 이 사례처럼 이의제기와 제3 의료기관의 재평가를 통해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Q. 동시감정(제3의 의료기관 재평가)은 누가 비용을 부담하나요?
사안과 보험사·의료기관마다 다르게 정해질 수 있어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진행 전에 보험사와 비용 부담 주체, 절차를 명확히 협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크기가 작은 동맥류도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되나요?
크기와 무관하게 ‘진성 동맥류(I67.1 등)’로 확진되면 원칙적으로 관련 특약의 지급 대상입니다. 다만 크기가 작을수록 정상 혈관 변이와의 구분이 까다로워 의료자문 단계에서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Q. 진단서상 진단일과 실제 최초 진단(발견) 시점이 다르면 어떻게 되나요?
과거 영상에 이미 같은 소견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최초 진단(발견) 시점이 진단서 발급일보다 앞선 시점으로 소급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는 면책기간·기왕증 여부 등과 맞물려 쟁점이 되므로 개별 사안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대뇌동맥류 · 의료자문 · 뇌혈관질환진단비 태그와 이어집니다. 관련 칼럼과 판례는 콘텐츠가 쌓이는 대로 함께 연결해드릴 예정입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상단 메뉴의 ‘상담하기’를 이용해주세요.)

이 글을 쓴 사람
굿보상닷컴
손해사정법인을 거쳐 현재 법률사무소 소속 · 보험 실무 17년

네이버 지식iN에서 ‘굿보상닷컴’으로 보험 상담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험금 지급거절과 분쟁 사건을 실제 사례와 판례로 해설합니다. 이론이 아니라 청구 현장에서 쌓은 판단 기준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