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장해라 못 써준다’던 발목 장해, 지급률 30%가 110%로 바뀐 이유

아직 재활병원에서 치료받고 계신 분을 소개받았습니다. 사고 이후 3년 가까이 재활치료를 이어오신 분이었는데, 이미 후유장해보험금을 한 차례 받으셨다고 했습니다. 다만 본인이 정당한 금액을 받은 게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의 상태는 가볍지 않았습니다. 척추골절로 두 마디를 고정하는 유합술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생긴 척수손상으로 양쪽 발목 이하의 근력이 거의 남지 않아 보조기 없이는 서거나 걸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발목에 남은 마비, 왜 장해진단서엔 없었을까요?

과거에 발급받았다는 장해진단서를 확인해보니, 척추 골절에 대한 지급률 30%만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정작 일상생활을 가장 크게 제약하는 양쪽 발목 마비에 대해서는 어떤 장해도 평가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주치의가 발목에 남은 후유증은 척수손상에서 비롯된 “파생장해”라서 별도로 써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의학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발목 마비의 원인은 분명 척수손상입니다. 하지만 그 인과관계가 곧 보험 약관상 “파생장해”에 해당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장해를 평가할 때는 원인이 아니라 장해가 남은 신체부위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고, 척추와 발목·발가락은 서로 다른 신체부위입니다. 척수손상이 원인이라 해도 발목에 남은 마비 자체는 발목이라는 별개 부위의 장해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 실무적인 판단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분이 가입한 보험증권부터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보험증권을 보니 무엇이 달랐을까요?

보험증권을 열어보니 일반후유장해 담보 외에 고도후유장해 담보가 별도로 들어 있었습니다. 고도후유장해 담보는 보통 지급률이 일정 수준 이상일 때만 지급되는 구조라, 여러 부위 장해를 합산한 지급률이 그 문턱을 넘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척추 30%에 양쪽 발목 장해가 제대로 더해진다면, 고도후유장해 담보까지도 검토해볼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습니다.

발목 장해는 실제로 어느 정도였을까요?

판단을 짐작이 아니라 근거로 뒷받침하기 위해, 의무기록과 검사결과지부터 요청했습니다. 확인해보니 양쪽 발목 모두 근력이 1등급(trace) 이하였습니다. 자발적으로는 발목 이하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는 뜻입니다.

저는 관련 규정을 주치의에게 직접 보여드리고, 그 기준에 따라 평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우측 발가락 5개의 운동장해에 지급률 20%, 우측 발목의 운동장해(근력 1등급)에 20%가 각각 인정됐고, 좌측 발목·발가락에서도 동일한 지급률이 나왔습니다.

지급률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척추 30%에 우측 발목 이하 40%(발가락 20% + 발목 20%), 좌측 발목 이하 40%를 더하니 최종 지급률은 110%였습니다. 처음 진단서에 적혀 있던 30%와는 완전히 다른 숫자입니다. 이 지급률을 근거로 일반후유장해 담보의 추가 보험금과, 지급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받을 수 있는 고도후유장해 보험금을 함께 청구했습니다.

제가 파악한 미지급 보험금은 총 1억 2천여만 원이었습니다. 보험사의 현장 실사가 약 2개월 진행됐고, 그 끝에 그분은 추가 보험금 전액을 지급받으실 수 있었습니다.

확인/체크리스트

  1. 신체 여러 부위에 장해가 남았다면, 각 부위가 서로 다른 신체부위인지부터 확인하세요. “파생장해”라는 말은 생각보다 쉽게, 때로는 부정확하게 쓰입니다.
  2. 장해진단서에 일부 부위 장해가 빠져 있다면 그 이유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의사의 설명이 의학적으로는 맞아도, 보험금 평가 기준으로는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가입한 보험증권에 지급률 문턱이 있는 담보(고도후유장해 등)가 더 있는지 확인하세요. 지급률이 조금만 달라져도 청구할 수 있는 담보 자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파생장해 · 고도후유장해 · 척수손상 · 운동장해 · 장해지급률 태그와 이어집니다. 관련 칼럼과 판례는 콘텐츠가 쌓이는 대로 함께 연결해드릴 예정입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상단 메뉴의 ‘상담하기’를 이용해주세요.)

이 글을 쓴 사람
굿보상닷컴
손해사정법인을 거쳐 현재 법률사무소 소속 · 보험 실무 17년

네이버 지식iN에서 ‘굿보상닷컴’으로 보험 상담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험금 지급거절과 분쟁 사건을 실제 사례와 판례로 해설합니다. 이론이 아니라 청구 현장에서 쌓은 판단 기준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