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사라졌는데 수술은 계속됐다면, 암 수술비도 계속 받을 수 있을까

암 진단을 받고 큰 수술을 받았다면, 그 이후에 이어지는 관련 수술도 당연히 암보험금으로 보장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대법원까지 간 사건 중에는, 암은 이미 사라졌는데도 그 치료 과정에서 파생된 후속 수술 때문에 다시 다툼이 벌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사건 개요 — 암은 없어졌는데, 수술은 계속됐습니다

가입자는 만성 B형간염으로 인한 말기 간부전과 간세포암(간암)을 진단받았습니다. 치료를 위해 해외 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았고, 보험사는 이를 ‘암의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수술’로 인정해 수술비를 지급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간이식 수술로 암 자체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이식 부위(담도 연결 부분)에 협착이 생기는 합병증이 뒤따랐습니다. 이를 풀어주기 위해 이후 1년 넘게 총 11회에 걸쳐 풍선확장술을 반복해서 받아야 했습니다. 가입자는 이 11회의 시술 비용도 암 수술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보험사는 이미 암이 제거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시술이니 암 치료가 아니라 이식 수술의 부작용을 처리한 것뿐이라며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급심에서 엇갈린 판단

1심은 가입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에서 결론이 뒤집혀 보험사가 승소했고, 가입자가 이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갔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 ‘직접’이라는 두 글자의 무게

대법원은 먼저 ‘암의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수술’이라는 문구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부터 정리했습니다. 이 문구에서 ‘직접’이라는 표현은 ‘암’만 한정하는 게 아니라 ‘암의 치료’를 한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을 때는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 이른바 작성자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이렇게 선을 그었습니다.

  • 포함되는 것: 암을 제거하거나 증식을 억제하는 수술뿐 아니라, 암 자체 또는 암의 성장으로 직접 발현되는 중대한 병적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한 수술까지
  • 포함되지 않는 것: 암 치료가 끝난 뒤 그로 인해 생긴 후유증을 완화하거나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

이 기준을 사건에 적용하면, 간이식 수술로 이미 암이 존재하지 않게 된 상태에서 시행된 11회의 풍선확장술은 간이식이라는 ‘치료 행위’가 남긴 합병증(담도 협착)을 고치기 위한 것일 뿐, 암 자체를 직접 겨냥한 수술은 아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풍선확장술이 ‘암의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수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가입자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가입자는 보험사가 이미 4회 수술비를 지급한 전력이 있으니 향후 수술비 지급 의무도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고도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과거 특정 수술비 지급 사실만으로 이후 별개 시술에 대한 지급 의무까지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실무자의 시각에서 — 이 판례가 소비자에게 의미하는 것

실무적으로 이 판례를 볼 때 가장 눈여겨보는 지점은, 법원이 ‘암의 치료’라는 문구를 상당히 넓게 해석하면서도 그 넓힘에 분명한 경계선을 그었다는 점입니다. 이 ‘직접 목적’ 판단 기준은 암 요양병원 입원비가 거절되는 이유를 다룬 칼럼에서도 똑같이 등장하는 핵심 쟁점입니다 — 결국 ‘암 자체를 겨냥한 치료인가, 그 이후에 파생된 문제를 다루는 치료인가’라는 같은 질문이 수술비에도, 입원비에도 반복해서 적용되는 셈입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소 야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도 있습니다. 애초에 암이 없었다면 간이식 수술을 받을 일도, 그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일도 없었을 텐데, 합병증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장 범위 밖으로 밀려난다는 점입니다. 법리적으로는 ‘치료 인과관계’가 아니라 ‘치료 목적’을 기준으로 삼은 결과이지만, 실제로 후속 시술을 여러 차례 받아야 했던 가입자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남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지급 여부가 진료 목적을 두고 갈리는 사건에서는 보험사 의료자문 대응법을 다룬 칼럼도 함께 참고할 만합니다.

확인/체크리스트

  1. 암 진단 후 받은 첫 수술과, 그 이후 이어지는 추가 시술이 같은 수술비 지급 대상인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2. 추가 시술이 ‘암 자체를 치료’하는 것인지, 앞선 치료의 ‘후유증·합병증을 고치는 것’인지 진료기록·소견서에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3. 보험사가 앞서 일부 수술비를 지급했다고 해서 향후 모든 관련 시술비 지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매 시술 시점마다 약관상 지급 사유 해당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지급 거절 통지를 받았다면 진단명·시술 목적이 기재된 소견서를 근거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필요시 금융분쟁조정을 검토합니다.

이 글은 암직접치료 · 합병증 · 작성자불이익원칙 태그와 이어집니다. 관련 실제 사례와 칼럼은 콘텐츠가 쌓이는 대로 함께 연결해드릴 예정입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상단 메뉴의 ‘상담하기’를 이용해주세요.)

이 글을 쓴 사람
굿보상닷컴
손해사정법인을 거쳐 현재 법률사무소 소속 · 보험 실무 17년

네이버 지식iN에서 ‘굿보상닷컴’으로 보험 상담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험금 지급거절과 분쟁 사건을 실제 사례와 판례로 해설합니다. 이론이 아니라 청구 현장에서 쌓은 판단 기준을 나눕니다.